좋은글43 이병률, 백년 백년 이병률 백 년을 만날게요. 십 년은 내가 다 줄게요. 이십 년은 오로지 가늠할게요. 삼십 년은 당신하고 다닐래요. 사십 년은 당신을 위해 하늘을 살게요. 오십 년은 그 하늘에 씨를 뿌릴게요. 육십 년은 눈 녹여 술을 담글게요. 칠십 년은 당신 이마에 자주 손을 올릴게요. 팔십 년은 당신하고 눈이 멀게요. 구십 년엔 나도 조금 아플게요. 백 년 지나고 백 년을 한 번이라 칠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당신을 보낼게요. 2020. 3. 28. 김현태, 첫사랑 첫사랑 김현태 눈을 다 감고도 갈 수 있느냐고 비탈길이 나에게 물었다. 나는 답했다. 두 발 없이도 아니, 길이 없어도 나 그대에게 갈 수 있다고. 2020. 3. 28. 이정하,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2020. 3. 28.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