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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 조이의 하루/하루 일기

고마워 사랑해

by 조이 2021.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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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퇴근 후 그와 함께 밤산책을 했다. 목적은 저녁식사를 대신할 샐러드를 사러 가는 것이었는데, 갑자기 그가 만화카페에 가자고 말했다. 음? 갑자기? 지금 이 시간에? 코로나 때문에 모든 매장이 10시까지 영업이라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딱히 "어떤 만화책을 꼭 보아야 겠다" 이런 생각은 아니어서 그냥 발길 닿는대로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꽃을 팔고 있는 부부(로 추정)를 만났다. 포장도 없이 대야에 장미, 수국, 백합 등을 꽂아놓고 2~3줄기씩 묶어 5,000원에 팔고 있었다. 그는 내게 꽃을 사주고 싶다 했고 집에 꽃병이 없어서 망설였는데 파시는 분이 생수통 같은것도 괜찮다고 해서 장미 두송이와 백합 한줄기를 구입했다. 

 

그렇게 꽃과 함께 걷다가 우연히 만화카페 놀숲을 발견해서 한시간 반정도 뒹굴거리고 집에 돌아왔다. 간단하게 샐러드를 먹을 예정이었는데 거하게 김치볶음밥에 레몬에이드까지 주문해서 먹었다. (다이어트 망...OTL)

 

 

집에 돌아와서 재활용 박스에 있던 사이다 페트병 하나를 깨끗하게 씻어 꽃을 꽂았다. 페트병을 종이로 감싸고 리본으로 묶었더니 제법 그럴싸한 꽃병이 완성되었다.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오랜만에 그가 마이크 세팅을 했다. 아이패드를 스피커에 연결하고 노래방 음원을 재생해서 오랜만에 노래를 불러 주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다 잘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힘든 일이 있어서 많이 지쳐있었다. 그에게 충분히 위로받고 싶었는데, 그도 요즘은 회사일이 바빠서 항상 퇴근이 늦었다. 저번 주 금요일엔 너무 외롭고 답답해서 '평일 하루 정도는 따뜻하고 평범한 저녁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그에게 부탁했는데, 아마도 그 말을 기억했다가 신경써준 거겠지. 

 

항상 말을 하면 행동으로 옮기려고 노력하는 그를 존경하고 감사하며, 아마 나는 어제의 기억을 가지고 일주일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나 내 편,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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