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사용하던 침대는 오래 사용하기도 했고, 자꾸 삐걱삐걱 소리가 나서 신경쓰이던 차에, 그가 퀸사이즈 침대를 새로 구매했다.
침대를 배송받기로 한 토요일. 언제나 그렇듯 점심시간이 다 되어 눈을 뜨고, 밥을 먹고 나서 또 한참을 누워서 '주말은 힘들어어어' 하면서 흐느적거리다가 '이제 정말 움직여야해' 하며 반강제로 몸을 일으켰다. 기존 침대를 작은 방으로 옮겨 두고, 비워진 안방에 생각보다 먼지가 많아 로봇청소기를 가두어(;) 청소를 시켰다. 그리고 새로운 침대를 맞이했다.
침대야, 안녕. 보고 싶었어. 널 만나려고 일주일이나 기다렸어!
우리 집에 있는 침대는 더블 사이즈인데, 퀸 사이즈 침대에 누우니 엄청 넓어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더블과 퀸, 퀸과 킹의 사이즈 차이는 고작 10cm라는데 실제로 누웠을 때 체감은 그렇지 않다. 참으로 오묘한 것이다.
이 침대의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헤드 부분의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 자기 전에 헤드를 등받이 삼아 무언가 영상을 시청하면 좋겠다 하여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보았는데, 아직 '바로 이거다' 하는 위치는 찾지 못했다. 디테일한 부분을 조정하고 나면, 나름대로 근사한 영화관 분위기가 날 것 같아 기대중이다.
매트리스가 약간 딱딱했는데 토퍼를 깔고 나니 완전 푹신 + 아늑한 침대가 되었다. 원래는 매트리스 커버도 씌울 예정이었는데, 사이즈가 잘못 배송되어 잠시 대기 상태다. 침대를 받자마자 커버를 씌우자며 열심히 매트리스를 들어내고 커버를 끼웠는데, 매트리스 반밖에 덮이지 않아 둘다 잠시 굳음. 상황 파악(!)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직접 주문한 그는 더 번거롭게 느껴지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런 것도 다 에피소드가 되니까. 이제는 이런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게 웃어넘길 수 있게 되었다.
침대를 다 세팅하고 난 뒤, 그를 졸라 집 근처 마카롱이 맛있는 카페에 갔다. 그는 좋아하는 피넛버터에 몰빵(?)하겠다고 했고 나는 로투스, 초코나무숲, 레몬 등 새로운 아이들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마카롱 6개를 포장해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늘은 저녁 대신 마카롱이랑 옥수수를 쪄 먹자."
"거실에서 먹자. 먹으면서 영화도 볼래. 아주 긴 걸로."
아주 평범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소중한 일상이 지나가고 있다.
언젠가 나는, 오늘을 굉장히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9년 3월 16일 토요일, 새 침대를 받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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