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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은 이상하게도, 둘 다 유난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오전 12시가 다 되어 일어났는데도 맥을 못 추고 비실비실... 그래서 이번 주말엔 어디 놀러가지 않고 집 주변에서 소소한 일상을 즐기기로 했다. 보정동 카페거리에서 맛있는 파스타를 먹고, 근처 만화카페에서 뒹굴뒹굴하며 만화책을 읽었다. 나는 기생수 리버시, 그는 원피스.
2시간 + 음료 세트를 주문하고, 테이블이 있는 공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만화책을 보다가 문득, 쿠션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만화책에 집중하고 있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나는 혼자 있으면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향이고, 그는 혼자 있으면 해방감을 느끼는 성향이다. 이렇게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우리가 어찌저찌 만나 연애를 하고 있다. 그는 요즘 (회사에 있는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나를 위해 할애하고, 다정한 연인이자 가장 친한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 주고 있다. 그의 노력에 화답하여, 나도 그에게 무언가를 해 주어야 할텐데... 우리는 아직 갈길이 멀다.
이렇게 조용하고 평화로운 주말이 가고 있다. 너무나 소소해서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어버릴 시간이지만, 이것 또한 우리의 빛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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