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 해수욕장을 벗어난 우리는 출발 전 정한 코스대로 오설록 티 뮤지엄(Osulloc Tea Museum)으로 향했다.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많이 보았는데 실제로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를 많이 했다.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은 아모레퍼시픽이 한국 전통차 문화를 소개하고, 널리 보급하기 위해 2001년에 개관한 국내 최초의 차 박물관이라고 한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문화공간으로 2013년부터는 티클래스를 더해 21세기형 차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디자인 건축 전문 사이트 '디자인붐'이 선정한 세계 10대 미술관에 올랐다고 하는데, 이건 직접 보면 고개가 끄덕끄덕... 공간과 건축물이 아름답다는 말이 딱 이해가 되는 뮤지엄 건물이다.
입구에 엄청 커다란 녹차라떼(로 추정) 포토존이 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차례차례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다. 오설록 티 뮤지엄 입구에는 "차와 제주가 선사하는 가치 있는 쉼" 이라는 문구와 함께 푸르른 녹차밭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 장식되어 있다.
유리전시관 안에서 작은 캐릭터들이 열심히 녹차밭을 일구고 녹차를 만들고 있었다. 나도 티 뮤지엄에 왔으니 아직까지 몰랐던 것 하나는 알아가야 할 것 같아 녹차 만드는 과정을 집중해서 읽어 보았다.
[녹차 만드는 과정]
1. 어린 녹차잎 따기 : 보들보들 연푸른 녹찻잎을 손으로 따냅니다. 잎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조심해야 내년에도 녹차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요.
2. 뜨거운 솥에서 덖기 : 녹차의 변질을 막고 오랫동안 신선하게 즐기기 위해 섭시 180~200도의 뜨거운 솥에서 7~8분 가볍게 덖어줍니다.
* 덖다라는 표현이 익숙하지 않아 구글 검색을 해 보았는데 [물기가 약간 있는 고기, 콩, 약재 따위를] 딴 물을 더하지 않고 볶아서 익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3. 손으로 비비는 유념 : 덖음 과정 후 찻잎을 비비는 것을 유념이라고 해요. 찻잎의 상태에 따라 압력과 시간을 잘 조절해야 맛있는 녹차가 된답니다.
4. 자연 속에서 말리기 : 유념이 끝난 녹차는 따스한 햇살과 가마솥 불로 반복해가며 건조시킵니다. 건조 후 가마솥에 약한 불로 2~3시간 볶아주어 고소한 녹차향을 더해주면 완성!
5. 갓 포장되어 나온 신선한 설록 : 제주의 햇살을 머금은 녹차는 다원 바로 옆에 위치한 공장에서 곧바로 포장, 배송되어 우리에게 친숙한 오설록 제품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오설록 녹차 한 잔으로 제주의 자연을 느껴보세요!
마지막 5번은 제주 오설록 차에 대한 안내... 인데 이렇게 설명해놓으면 한 상자를 필수로 구매해야 할 것 같...-_-a
녹차 만드는 과정을 대충 이해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전시를 관람했다. 녹차에 관련된 정보와 오설록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알찬 시간이었다.
제주도는 차나무를 재배하기에 기후, 토양 등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설록 티 뮤지엄도 제주도에 세워진 건가?
나는 차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관람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컨텐츠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를 보며 우리의 전통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카페에 가서 커피만 마실 것이 아니라 가끔은 녹차를 마시는 시간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로 찻잎을 발효하면 정도에 따라 다양한 향과 맛이 난다. 찻잎을 발효하지 않은 것이 녹차, 10~65%정도 발효하면 우롱차, 85% 이상 완전 발효하면 홍차, 반건조 상태의 찻잎을 후발효한 것을 흑차라고 한다. 발효도에 따라 색상이 다른 것이 특징이며 녹차, 우롱차, 홍차는 세계의 3대 차로 불리기도 한다.
녹차, 우롱차, 홍차, 흑차가 모두 같은 찻잎을 사용한다는 것을 티 뮤지엄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차를 찌거나 덖는 등 제다 방법에 따라서도 차를 분류할 수 있다고 하니, 전통차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분야인 것 같다.
전시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오설록의 다양한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제주화산암차는 직접 시음해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카페공간... 그 곳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촬영은 포기했다 ^^; 자리가 있으면 앉아서 여유롭게 녹차를 즐기고 싶었지만 우리가 앉을 자리도 없...ㄷㄷ
그래서 카페는 오설록 티 뮤지엄 바로 옆에 위치한 이니스프리에 가서 마시기로 하고 (그 곳에도 카페가 있다)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좁은 공간이었는데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었다. 폴라로이드, 녹차 아이스크림 등 오셜록 티 뮤지엄 방문을 기념할 수 있는 다양한 포토 프레임이 준비되어 있었다.
전망대처럼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었는데, 넓게 펼쳐진 푸르른 녹차밭을 보고 있으니 바다를 볼 때 만큼이나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방문객들이 많아서 "좀 더 쾌적하게 공간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반대로 인기가 많다는 건 그만큼 매력적인 공간이라는 증거니까... 제주도 관광지, 제주도 가볼만한 곳으로 오설록 티 뮤지엄을 추천한다.
+ 추가관람팁: 뮤지엄이 체험형은 아니어서 아이들은 다소 지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니스프리에서 비누를 만들어보는 건 추천! (이건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가 낮았을 때 방문했던 제주도 여행 기록으로, 거리두기 수칙을 준수하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여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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