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블로그에 최신 근황을 전하지 못한 것 같은데... 여행 준비 때문만은 아니고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에 거주하던 지역인 경기도 용인시에서 서울시 서초구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코로나 시기가 끝나감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행하던 재택근무가 사라지고, 그의 회사는 주 3회 출근하는 것으로 제도가 변경되었다. 엎친 데 덮쳐서 올해 초에 그가 승진을 하고 업무가 더 많아졌다. (사실 뭐 이건 좋은 소식이긴 하지만...ㅎㅎ) 이러한 이유들로 되도록이면 회사 근처에서 출퇴근을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나도 야근이 잦은 그를 기다리는 시간이 좀 더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이사를 하기로 결정한 후, 기존 집을 부동산에 전세로 내놓고, 새로운 집을 보러 다니고... 살 곳이 정해지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추가 대출을 알아보고... 정신없는 과정을 거쳐 지난 주 목요일 드디어 이사를 했다. 나는 포장이사를 처음 경험했는데 오늘은 그 썰을 풀어 보려고 한다.
포장이사 준비물
나는 포장이사가 처음이라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들어보니까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냥 평소처럼 자고 일어나면 이사를 도와줄 분들이 오셔서 짐도 다 싸주시고, 이삿짐을 옮겨서 새 집에도 원하는대로 세팅을 해주신다고...🫢 아니 어떻게 이렇게 좋을수가?
그래도 이사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 큰 종량제 봉투 준비하기
- 귀중품 미리 챙기기
- 중간에 마실 생수, 음료, 종이컵 준비하기(센스!)
음료는 전혀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포장이사 한다고 하니 직장 동료분께서 음료랑 종이컵을 미리 챙겨드리면 좋다고 조언해 주셨다. 생각해보니 정말 물 마실 상황이 여의치 않겠다 싶어서 우리도 준비했다.
아파트 포장이사비용
아파트 포장이사비용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 이건 상황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일 거라 생각된다. 이사가는 지역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집 평수와 가구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사다리차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 등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그래도 참고할 수 있도록 우리의 가정 이사 비용을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이사 조건
[기존 아파트]
전용 84 제곱미터 (19층) - 사다리차 사용 가능
[이사가는 아파트]
전용 84 제곱미터 (12층) - 사다리차 사용 불가
[부피가 큰 가구(대략적으로)]
옷장 4, 침대 1, 에어컨 2, 4인용 소파 1, 거실테이블 1, 75인치 벽걸이 티비 1, 책상 4, 사무용 의자 1, 식탁의자 8, 냉장고 1, 식기세척기 1, 세탁기 1, 건조기 1, 운동 벤치 1, 실내 철봉 1
그 밖에 접이식 전신거울, 캐리어 2, 서랍장, 모니터 2 등이 있는데 옷이나 인테리어 소품, 화분 등이 많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매우 적은 편... (친구 부부가 놀러와서 이 집은 사람 냄새가 안난다고 할 정도...?)
이사 비용
이사 견적 비용으로는 112만원을 받았고, 10만원을 수고비로 더 드려서 총 122만원이 나왔다. 이사 당일에 진행해주시는 분들은 주방 식기 포장 이모님을 포함하여 4~5명 정도 오셨던 것 같다.
5톤 트럭 + 인건비 | 90만원 |
사다리차 | 22만원 |
포장이사 과정
오전
이사는 오전 8시 ~ 8시 30분쯤부터 시작되었다. 아침잠이 많은 우리는 일찍 일어나는 것이 몹시 힘들었다. (회사는 도대체 어떻게 다니는건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짐을 이동시킬 때에 바닥이 상하지 않도록, 동선을 고려하여 포장재 붙이기였다. 들었던 대로 정말 우리가 할 일이 하나도 없었고, 이 방 저 방 옮겨다니면서 방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만 하면 되었다.
우리가 직접 했으면 하루 종일 걸려도 다 못했을 텐데, 순식간에 방이 비워지는 것을 보며 그 속도에 감탄했다. 특히 실내 철봉은 우리가 옮길 때에 방 문을 통과시키지 못해서 꼭대기 부분을 분리하고도 둘이서 쩔쩔맸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일하시는 분들은 한 번 보더니 분리하지 않고 각도를 조절하여 스윽 문을 통과시켰다. 진심 마법이 일어난 줄...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
포장이 어느 정도 되고 나면 그때부터는 사다리차에 실으면서 동시 진행을 한다. 작은 짐들이 먼저 나가고 옷장, 냉장고 등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짐들이 나중에 나간다. 벽걸이 티비는 가장 나중에 분리하여 내려갔다.
우리는 용인에서 서초로 이사를 했는데, 이사 가는 곳은 일단 아파트 단지가 아닌 주상복합 아파트여서인지... 구조적으로 사다리차를 이용할 수 없는 곳이라고 했다. 그래서 짐을 내릴 때에만 사다리차를 불렀다. 사다리차를 이용하니 높은 곳에 있던 짐들이 순식간에 아래로 내려와서 5톤 트럭에 차곡차곡 쌓였다.
모든 짐을 옮기고 나니 11시 30분쯤 되었던 것 같다. 이동 중에 각자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이사갈 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이삿짐을 실은 트럭이 먼저 출발을 하고, 우리는 떠나기 전 경비실에 들러 폐기물 신고 처리를 했다. 원래 차량 주차 등록되어 있던 것도 취소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아직 전세로 내놓은 집이 나가지 않아서 일단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점심으로는 강남 맛집 천진영감에 가서 맛있는 마라샹궈를 먹었다. (이 포스팅은 다음에 따로 하는걸로!)
오후
이사갈 집은 사다리차를 사용하여 짐을 옮길 수 없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했다. 이삿짐을 엘리베이터로 옮길 때에는 경비실 혹은 관리실에 문의를 해서 엘리베이터가 손상되지 않도록 포장재로 한 번 감싸주는 것이 좋다.
이사갈 집은 입주청소가 모두 되어있는 상태였다. 신발을 신고 들어가면 다시 더러워질까봐 걱정을 했는데, 덧신을 주셔서 마음이 놓였다.
오후에는 마치 오전에 했던 행동들을 되감기 재생한 것처럼, 모든 과정을 거꾸로 반복하는 기분이었다. 포장했던 짐을 다시 풀어 최대한 그대로 세팅을 해 주셨는데, 정말 꼼꼼하게 잘 챙겨주셔서 놀랐다. 나 같으면 어떻게 되어 있었는지 기억을 못할 거 같...
특히 어려웠던 점은 안방 배치가 의도했던 것과 달랐던 부분이다. 결과물이 상상했던 것처럼 나오지 않으니 옷장 위치를 계속 바꿔달라고 요청드렸는데, 우리의 귀찮은 요청에도 친절하게 대응해주셔서 정말 죄송하고 감사했다. 이사를 모두 마치고 나니 오후 4시 정도가 되었고, 이사에 사용했던 도구들을 모두 회수해서 가지고 가셨다.
나는 처음으로 이용해 본 포장이사가 너무나 만족스러워서 앞으로 일반 이사는 할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다 🤣 진짜 포장이사는 최고인 거 같다.
아직도 짐 정리가 다 끝나지 않아서 집이 어수선하다. 매일 미션을 정해놓고 퇴근 후 하나씩 클리어하고 있는 중이다. 새로 사야 할 것들도 이것저것 있어서 끊임없이 현관 앞에 택배가 쌓이고 있다.
저번 주말에는 이케아에 가서 티비 다이로 사용할 벤치와 전자렌지 다이로 사용할 테이블을 구매했는데 나름 만족스럽다. 이사한 집에서는 그의 로망이었던 빔프로젝터도 설치해 보기로 했는데, 거실벽에 구멍을 뚫을 수 없어서 스크린 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고민이다. 앞으로 한동안은 계속 집을 정비하고, 새로운 동네에 적응하는 데 시간을 보낼 것 같다. 3월이 지나고 4월이 되면 그래도 어느정도 생활이 정리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집이 완성되고 나면 새로운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들에 대해서도 블로그에 소개해보려고 한다. 온라인 집들이,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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