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찍 일어나서 렌트를 한 뒤, 아침도 먹고 카페도 가고 바다도 보고 뮤지엄도 가고... 하루종일 마스크 쓰고 여기저기 돌아다닌 게 꽤나 피곤했었나 보다. 드라마 2015에 도착해서 짐을 풀자마자 긴장이 풀렸는지 급 잠이 쏟아졌다. 분명히 "우리 조금만 자고 일어날까? 잠깐 자고 일어나서 저녁 먹으러 가자!" 라고 말한 것 같은데 일어나보니 어느새 달이 한가운데... 저녁 먹으러 가기엔 너무 깊은 밤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저녁식사 -> 가벼운 술자리로 계획을 변경한 우리는 근처에 있는 이자카야를 검색해서 우미노 식탁 정보를 얻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음식 사진도 맛있어 보이고 무엇보다도 방문객 평이 정말 좋아서, 거부할 수가 없었다. 방문하기도 전에 기대가 되는 곳...!
드라마 2015에서도 가까운 거리여서 산책 겸 다녀오면 되겠다 했는데 멀리에서부터 보이는 우미노식탁의 조명이 어두운 밤하늘과 대조되어 마치 새벽에 잠시 등장했다 사라지는 몽환적인 요정식당으로 보였다. (잠이 덜 깬게 절대 아님-_-)
내부가 엄청 넓진 않았지만 바 테이블과 일반 테이블이 골고루 배치된 평범한 이자카야 인테리어였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조명이라 안락한 기분이 들었고, 구석에 진열된 와인이 눈에 확 들어왔다.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애월 이자카야 우미노식탁! 음식은 약간 가격대가 있는 편이었는데 놀러왔으니 이 정도는 뭐, 우리는 딱새우 아보카도 간장젤리와 데미그라스 나스 후라이를 주문했다.
그리고 제주도에 왔으니까 한라산~ 나는 한라산을 처음 먹어 보았는데 신기하게도 다음날 숙취가 없었다. 내가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취하는 게 싫다기 보다 다음날 숙취가 싫어인데, 두통 없이 가벼운 것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한라산 만세! 왜 우리 동네 술집에서는 이 술을 팔지 않는거야...
조금 기다리니 첫번째 요리가 나왔다. 딱새우 아보카도 간장젤리였다. 딱새우 사시미와 아보카도, 간장젤리를 김에 싸서 먹는 요리로 맛있게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그대로 따라해 보았다.
김에다가 딱새우와 아보카도를 올리고 간장젤리와 와사비를 취향에 맞게 적당히 덜었다. 김을 돌돌 말아서 입에 쏙 넣었는데 우와아... 이 조합 무엇... 왜 이렇게 맛있지? 아니 딱새우랑 아보카도 조합이 이렇게 어울리는 거였나? 처음 먹어보는 조합에 완전 취향저격 당했다.
나는 미각이 둔한 편이라서 웬만한 음식은 다 맛있고 그래서 음식평가는 잘 안하는 편인데, 나의 잠자고 있는 미각을 깨운 딱새우 & 아보카도였다. 마음에 쏙 들어서 먹고 먹고 또 먹고...
한참 먹다가 인기척이 느껴져서 옆을 보니 의자 아래에 하얀 고양이 한마리가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다. 뭐지, 여기 천국인가...?
두번째 요리가 나왔다. 가지 사이에 다진 소고기를 끼워 튀겨서 데미그라스 소스를 곁들인 데미그라스 나스 후라이였다.
겉은 바삭, 속은 촉촉, 이 음식도 튀김옷을 입은 가지랑 소고기 조합이 너무 맛있었다. 제주 애월 이자카야 우미노 식탁 그대로 번쩍 들어서 우리 동네에다가 가져다 놓고 싶다. 그럼 순식간에 내가 파산하겠지?ㅋㅋㅋ
맛있게 먹고 왠지 아쉬운 마음에 오늘의 사시미를 추가 주문했다. (마지막 메뉴는 술에 취해서 약간 가물가물 한데 아마 맞을 듯...)
메뉴이름이 오늘의 사시미니까 아마도 사시미 종류는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회가 신선하니 상태도 식감도 좋았고, 크림치즈와 곁들여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딱새우 사시미를 만들고 남은 머리까지 바삭바삭하게 튀겨 주셔서, 가볍게 조금만 먹고 나오자는 처음 우리의 계획(?)과는 달리 걷기 힘들만큼 배터지게 먹고 나왔다.
아아... 포스팅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내가 제주도에 없다는 게 정말 슬프다. 이제 제주도 맛집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머리속에서 바로 우미노 식탁을 연결시킬 수 있을만큼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신선한 식재료 + 소스 환상 조합을 맛볼 수 있는 제주 이자카야 애월맛집 우미노식탁! 제주도 여행중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기를 진심으로 강력추천한다.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가 낮았을 때 방문했던 제주도 여행 기록으로, 거리두기 수칙을 준수하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여행했습니다.
*포스팅 작성과 관련하여 아무런 댓가도 받지 않은 내돈내산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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