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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 여행,맛집,캠핑 기록/제주

험난한 제주여행의 시작

by 조이 202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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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3박 4일간의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수요일에 퇴근하고 출발해서 토요일 점심식사 후에 돌아오는 스케쥴이었다. 그 어느 여행보다도 스릴 넘치고 다사다난했던 우리의 제주 여행기를 기록해두려고 한다.

특히 첫째날, 여행 액땜을 다 한듯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출발 전 항공권과 숙박장소를 모두 예약해 둔 우리는 가장 먼저 비행기 출발 시간을 확인했다. 저녁 8시 25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 비행기였다. 오후 6시까지 재택근무를 한 후에 출발하면 셔틀버스를 타고 여유롭게 도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재택근무지는 분당이다) 전날 잠을 1시간 밖에 자지 못해서 셔틀 + 비행기에서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고, 제주도에 도착하면 늦은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어가서 꿀잠을 자겠다는 야무진 계획까지 세웠다. 하지만 우리의 계획은 퇴근한지 30분도 되지 않아서 와장창 깨져버렸다.

 

첫번째 재앙, 비행기를 놓치다

원래대로라면 집 근처에 공항버스 노선이 있어서 주기적으로 셔틀 버스가 다닌다. 크고 아늑한 좌석에 앉아서 한숨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도착해있는 바람직한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서 버스 시간에 많은 변동이 있었던 듯 하다. 평소처럼 나갔던 우리는 30분동안 버스를 잡지 못해서 멘붕이 왔고, 뒤늦게 자가용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에 '김포국제공항'을 입력하니 웬걸... 1시간~1시간30분쯤 걸린다고 되어 있었던 버스노선 정보와는 달리 네비게이션에 찍히는 시간은 무려 2시간이었다. 퇴근 시간이 겹쳐 차가 많이 밀리고... 아... 아무리 해도 8시 25분까지 못가겠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일단 출발하자.

 

만약 비행기를 놓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검색하고, 대한항공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고, 힘든 시간이 시작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려서 시야도 가리고, 그렇게 우리는 결국 원래 출발하기로 한 8시 25분 비행기를 놓쳤다 OTL

8시 25분 뒤로는 8시 45분, 9시 10분행 비행기가 있었는데 모두 매진된 상태... 오늘 가는 것도, 첫째날 숙소도 포기하고, 내일 아침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로 티켓을 다시 예매하자 싶었다. 그런데 대한항공 앱에 들어가서 조회를 해보니 빈자리(취소티켓)가 2~3석씩 나오고, 또 엄청 빠른 속도로 매진이 되고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늦더라도 밤에 가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되니 콘서트 티켓 예매하는 기분으로 계속 앱에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운 좋게(?) 9시 10분 티켓을 2장 예매할 수 있었다.

 

김포공항 주차장을 못 찾아서 9시 10분 출발 비행기 시각도 간신히 맞출수 있었던 것은 덤... 하지만 이것으로 재앙이 끝나면 너무 심심하지?ㅋㅋㅋ

 

<비행기 놓쳤을 때>

영화나 콘서트 티켓과는 달리, 항공권의 경우는 비행기를 아예 타지 못해도 일정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환불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을 통해 직접 예약한 경우, 취소와 환불 모두 대한항공 고객센터에서 가능하다. 만약 다른 플랫폼을 통해서 예약한 경우 대한항공에서는 취소만 가능하고, 환불은 해당 플랫폼에 신청해야 한다. 환불정책은 플랫폼에 따라서 약간씩 다른 듯 하니 구매 전에 반드시 확인을 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는 마이리얼트립을 통해서 항공권을 구매했고, 역시 일정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환불받았다.

 

 

두번째 재앙, 신분증을 안 가져왔다.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려면 여권까지는 준비하지 않아도 되지만 신분증이 꼭 필요하다. 탑승권을 출력하여 캐리어를 수화물 처리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그가 말했다. 

 

"나 신분증 안 가져왔다." 

 

으아아아아악 여기까지 오는 것도 힘들었는데 왜 때문에......! 2차 멘붕이 왔고 공항에 근무하는 직원분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다행히도 어찌저찌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오늘 심장 쫄깃해지는 날인가? 끝까지 긴장을 놓지 말자.

 

<공항에서 신분증 없을 때>

공항에 다 도착했는데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은 사실을 알았다면, 무인발급기에서 지문을 이용하여 등본을 발급받을 수 있다. 등본으로 본인 인증을 하면 손목에 종이띠를 채워주는데, 공항 안에서는 그 손목띠가 신분증을 대신해준다. 단 발급받은 등본은 그 날 하룻동안만 유효하다고 한다. 돌아오는 날은 다시 같은 방법으로 새로 등본을 발급해서 사용하면 된다.

※ 국내선에 한정된 정보이며, 국제선의 경우 다를 수 있다.

 

 

세번째 재앙, 공항택시 너무해

비행기를 다시 예약하고 등본을 출력하고... 여차저차 제주도에 도착한 우리는 이미 만신창이. 다 필요없고 일단 숙소에 들어가서 쉬자, 근데 졸린데 배도 고파. 자가용 렌트는 다음날 오전에 SK렌터카를 빌리기로 했기 때문에, 일단 숙소까지는 택시를 이용하여 이동하기로 했다. 우리가 예약한 첫째날 숙소는 제주공항 근처의 스카이파크 호텔이었다. 

 

택시승강장의 긴 줄을 기다려서 힘겹게 택시를 타고 드디어 호텔앞에 도착한 우리, 신이 나서 내렸는데... 내리고 나서 호텔 간판을 보니 엥? 간판에 park side 라고 크게 쓰여있는 것이 아닌가. 스카이파크가 아니라 파크사이드라고??? 분명히! 틀림없이! 스카이파크 호텔에 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우릴 내려준 택시기사님은 이미 다른곳으로 가버린 후였고, 아아아악 이렇게 마지막까지 당하는구나... 하며 우리는 캐리어를 끌고 터덜터덜 스카이파크 호텔까지 걸어가야 했다.

 

호텔 체크인을 마치고 뭐라도 먹어야 겠다 싶어 밖으로 나갔다. 하루종일 너무 시달려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손님이 없는 음식점을 굳이 찾아서 들어갔는데 우리가 메뉴를 주문하자마자 엄청 시끌시끌한 그룹이 이어 들어와서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황 이건 또 무엇...


허허허허허허허허허... 그냥 그 날은 그런 날이었던 거다. 뭘 해도 순조롭지 않은 날. 여행이 얼마나 즐거우려고 이렇게 액땜을 심하게 하나, 내일은 부디 아무일도 없기를, 제주도에서 살아서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기를. 너무 힘들었던 여행 첫째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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