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좋은글 | 너에게

서덕준, 너를 쫓는 근위병

by 조이 2021. 10. 19.
반응형

너를 쫓는 근위병

 

서덕준

 

저기 저 하늘 좀 봐

달이 손톱처럼 실눈 떴다

네 손톱일까?

어쩐지 살구색 노을이 네 뺨을 닮았다 했어

갈대가 사방으로 칭얼댄다

네가 너무 아름다워서겠지

 

어느덧 네 짙은 머리칼처럼

하늘에도 먹색 강물이 흐른다

너를 향해 노를 젓는 저 달무리를 봐

 

머리 위로 총총한 별이 떴구나

마치 네 주근깨 같기도 해

그래 맞아 그만큼 어여쁘단 뜻이야

 

저기 저 들꽃 좀 봐

꽃잎이 사정없이 나풀거린다

 

네 눈썹일까?

아니면 네 입술일까?

 

반응형

'| 좋은글 | 너에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도현, 눈 오는 날  (951) 2021.10.20
김용택, 산  (984) 2021.10.20
나태주, 멀리서 빈다  (978) 2021.10.18
서덕준, 마르지 않는 강  (960) 2021.10.18
황인찬, 겨울메모  (955) 2021.10.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