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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귀5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2021. 10. 25.
나태주, 묘비명 묘비명 나태주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 신논현역에 있는 교보문고에 갔다가 우연히 베스트셀러 책장 맨 위쪽에 놓여있던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시집을 발견했다. 별 생각없이 책을 들어 중간의 아무 페이지나 펼쳤는데 나온 시, 묘비명. 2행밖에 되지 않는 짧은 문장이었지만, 안도현 작가의 '너에게 묻는다'를 처음 보았을 때처럼 내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2021. 10. 25.
강정숙, 봄밤 봄밤 강정숙 열사흘 봄밤은 등뒤가 시리다. 사과나무 꽃눈 새로 혼 들이 들락이고 열락에 든 내 몸은 어둔데로 숨어든다. 울어야만 열리는 꽃의 몸도 아니면서 밤새워 내 발치에 풀향기가 오르고, 봄밤이었다. 너가고 나 홀로 오래도록 바스락거렸다. 2021. 10. 22.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책 우리가 했던 모든 일이 사랑이라면 죽어도 괜찮다. -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책 중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다. 그리고 내내 머물렀다. 2021. 10. 7.
99.9%의 일상과 0.1%의 낯선 순간(달러구트 꿈 백화점 2 중에서) #1 "그래. 재미나게 오래 잘 살아왔지. 당신이랑 내가 함께 지낸지 정말 오래됐어." "그래서, 지겨워?" 여자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으이구, 또 그런다. 지겹긴 뭐가 지겨워? 내 추억이 당신 추억이라서 좋다는 뜻이지." 남편이 여자의 손등 위에 손을 포개고 토닥였다. 언제나 인생은 99.9%의 일상과 0.1%의 낯선 순간이었다. 이제 더 이상 기대되는 일이 없다고 슬퍼하기엔 99.9%의 일상이 너무도 소중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도, 매일 먹는 끼니와 매일 보는 얼굴도. #2 "오늘, 평생 기억할 만한 좋은 추억이 생긴 것 같아요. 앞으로 좋은 꿈을 꿀 때, 배경은 항상 지금 앉아 있는 이 공간일 거예요." 너와 함께 보내는 일상, 선물같은 지금 이 순간. 그래서 오늘 하루도.. 2021.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