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길 끝에서의 시작, 카페 보호(Cafe BOHO)
지구촌식당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바다를 보러가려는데 그가 잠시 카페에 들르자고 했다. 음 좋아 콜!
쇼핑을 할 때에도 맛집에 갈 때에도 그의 픽은 늘 옳다. 어떻게 그렇게 좋은 것을 잘 찾아내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믿고 따라가는 그의 여행코스~ (이젠 어디가는지 자세히 물어보지도 않...-_-)
차에서 내리니 "막다른 길 끝에서의 시작 cafe, BOHO" 라고 쓰여있는 나무 팻말이 보였다.
회색 벽돌로 지어진 커다란 건물을 따라 골목 끝으로 가면 정말 막다른 길 끝에 전면 유리 건물의 카페 보호(BOHO)가 위치해 있다.
커다란 테피스트리가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세상에~ 매력뿜뿜 고양이~ 사람 손길이 익숙한지 도망가지 않고 야옹 야옹 하며 다가왔다. 나는 조심스럽게 "만져봐도 돼?" 라고 고양이에게 묻고 손을 뻗었는데 스담스담을 할 수 있도록 머리를 대 주었다. (감동 ㅜㅜ)
밖에도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와서 오늘은 이용을 할 수 없지만, 날이 좋은 봄이나 가을에는 밖에서 음료를 마시는 것도 제법 운치가 있을 것 같았다.
들어가자가마자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인테리어... 내가 평소에 탐내는 디자인 소품들이 한가득 이었다. 굳이 한단어로 요약하자면 보헤미안 스타일이라고 표현해야 하려나?
대학교 다닐 적에 테일즈위버를 한 적이 있는데... 마치 그 게임 세상 속으로 들어간 듯, 별세계에 온 느낌이었다. 우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한잔씩 주문했다.
앞쪽에서는 BOHO 굿즈(엽서, 노트 등)도 판매하고 있었다.
내부에 테이블은 총 5개 정도 마련되어 있으며, 높은 층고가 주는 개방감과 쾌적함이 매력적인 곳이었다.
커피도 꽤나 맛있는 편이었다. 창 밖을 보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다음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하루종일 이 곳에 가만히 있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분위기도 좋고 커피도 맛있고...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그는 분명 정신없다고 생각했겠지만 나에게는 완전 취향저격이었다.
제주도 한림에서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고 있다면 카페 보호를 강력 추천한다.
제주도에 왔고, 밖에는 비가 내리고,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비 내리는 창 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문득 우리가 여행중이라는 것이 실감 나서, 심장이 조금 두근거렸다.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