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방탈출 비트포비아 던전 '마음을 그려드립니다' 후기
서초로 이사하고 난 후, 우리의 탄천 산책로는 사라졌지만 새로운 즐거움이 생겼다. 근처에 퀄리티 높은 방탈출 카페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인기 많은 테마는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같아서 하고 싶을 때 자유롭게 할 수는 없지만...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이렇게 재밌는 방탈출 카페가 많다니... 거리가 가까워진 것에 만족하고 시간날때마다 한 군데씩 방문하여 강남 방탈출 도장깨기를 하자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회사 동료의 추천을 받아 얼마전에 다녀온 강남 비트포비아 던전 방탈출 카페! 매우 만족스럽게 플레이했기에 블로그에 기록해두려고 한다.
▲ 위치는 요기
강남 비트포비아 던전 테마는 전체적으로 모두 다 재밌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래서 어떤 테마를 먼저 하더라도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우리가 방문하려는 날짜와 시간에 '마음을 그려드립니다' 라는 테마가 예약 가능 상태였다.
난이도 별 세개(★★★) 짜리 테마였기에 우리는 충분히 풀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카페에 방문했다. 방탈출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작 전에 테마 소개와 자물쇠 여는 방법 등 스텝 분들의 설명을 들어야 한다. 사물함에 짐도 맡기고 실내화로 갈아신어야 하는 곳도 있다. 방탈출 시작 전에 여유를 두고 10분 정도 미리 방문하는 것이 좋다.
방탈출 시작 전인데 카페 인테리어부터 심상치가 않다. 강남던전에서는 평일 첫 타임 이용시에 인당 3,000원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었다. (직장인인 우리에게는 해당사항 없음...)
벽에는 강남 비트포비아 강남던전점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테마가 붙어 있었다. 강남목욕탕, 마음을 그려드립니다, 로스트 킹덤, 대호시장 살인사건 - 총 4개 테마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오늘 플레이 할 마음을 그려드립니다 테마를 제외하고 입문자용으로 추천한다는 강남목욕탕과 심상치 않은 포스터의 대호시장 살인사건도 궁금했다. 나중에 다시 와서 꼭 해봐야지!
사물함에 소지품을 넣고 실내화로 갈아신고,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에 방탈출하러 고고!
모든 감정에는 고유의 색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지치는 일상 속에서 점점 바래져가는 마음들.
그리고 그 마음을 어루먼져 주고자 한 사람.
감정의 색을 모아 당신의 마음을 그려드립니다.
활동성 ★★☆☆☆
활동성을 크게 요구하는 문제는 없었지만 수직 이동이 있어서 스커트를 입고 있다면 곤란하다. 바지를 입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공포도 ☆☆☆☆☆
마음을 그려드립니다는 힐링 테마이다. 공포에 'ㄱ'자도 찾아볼 수 없다. 무서운 것도 싫고 깜짝 놀라는 것도 싫다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적당한 긴장감과 자극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오히려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그런 테마였다. (하지만 공포도를 제외한 모든 것이 시시하지 않았지~)
난이도 ★★★★☆
비트포비아에서 적어둔 이 테마의 난이도는 별 3개였다. 아직까지의 경험으로 별 3개 난이도는 적당히 힌트 쓰고 아슬아슬하게 탈출할 수 있었던 수준이어서 부담 없이 갔는데,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체감상 이건 별 4개 짜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부족하고 스토리는 끝까지 보고 싶고, 마지막에는 일단 스토리를 보고 탈출하자는 생각에 문제를 풀 생각을 하지 않고 힌트를 3~4개 몰아서 썼다. (이건 탈출했지만 탈출한 게 아니야...)
억지스러웠던 문제는 찾아볼 수 없었고, 장치와 자물쇠 비율도 적절했다.
인테리어 ★★★★★
인테리어 진짜 엄지척! 이건 칭찬해줘야 해! 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우와~ 이게 뭐야?" 싶었다. 그럴싸하게 컨셉에 맞는 소품 몇 개 가져다두고 문제를 풀라는 방탈출이 아니었다. 이 리얼한 인테리어는 뭐지? 문제를 풀면서 이 너머에 있는 공간이 어떤 모습일지 너무 궁금했고, 테마를 플레이하고 나서는 강남목욕탕이 진짜 궁금해졌다. 저긴 진짜 목욕탕일 것임에 틀림이 없다 ㅋㅋㅋㅋ
스토리 ★★★★☆
인테리어도 완벽에 가까웠고 문제도 재미있었는데 이건 스토리까지 좋다. 나는 자기계발서 같은 거 딱 싫어하고, 자극적이고 스릴 넘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만 찾아다니는 사람이라서 처음에 힐링 테마라고 했을 때, 방탈출 따위가 어떻게 나를 힐링해 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를 풀어나가다 보니 스토리에 동화되어서 마지막에 함께 감동하고 있었다-_-;
우리는 3분 20초를 남기고 탈출했는데 힌트를 많이 써서 탈출했지만 탈출한 게 아닌...🤔 하지만 아직까지 플레이해 본 방탈출 중에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테마였다. 강남 비트포비아 던전, 나머지 테마들도 다음에 꼭 도장깨기 해야지!